다짜고짜 메스부터 들이대는
백의의 신사들
일본 에도시대에는 무사들이 자신의 칼올 시험하거나 검술을 연마하기 위해 밤길에 숨었다가 행인을 베는 일이 많았다. 막부는 이 같은 죄를 저지른 무사들에게 벌을 내리고 사형에 처할 정도로 죄를 다스렸지만, 이런 일은 끊이지 않았다.
사람을 베고 싶어 하던 무사가 많았던 것이다.
이처럼 외과의사 중에는 마치 무사가 행인을 베듯,
만나는 환자마다 칼을 들이대는 의사가 있다.
애초에 그들은 메스를 드는 일이 좋아서 외과의사가 된 사람들인 데다, '이왕이면 병을 철저하게 치료하자'라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이 더해지면서 이런 행동에 거침이 없게 된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수술이 성행했다. 일본인은 서양인에 비해 날씬하고 지방이 적어 수술에 적합한 체형이며, 수술로 사망하는 확률도 서앙에 비해 낮았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지금도 수술 절대주의가 만연해 있다.
그 결과 나을 가망이 없는데도 하는 수술, 다른 치료법이 명백히 효과적인데도 허는 수술, 수술 자체로 인해 환자의 수명이 단축되고 마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유방암의 '할스테드 수술(Halsted's operation :암 덩어리가 있는 유방을 포함해 주위의 가슴근육과 겨드랑이 림프절까지 꽁범위하게 절제하는
수술)'의 경우,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서양에서는 30년도 전에 폐기되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변혁이 늦어 약 10년 전까지도 이 수술을 시행했다.
유방은 수술을 할 때 손이 헛나가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 따라서 젊은 외과의사의 '연습용' 으로 애용되고 있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동료 의사들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암 수술의 문제점 중 하나는 '암은 절제하더라도(즉 수술은 성공해도) 수술 후의 장애로 사망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환자가 암 수술 직후에 사망하는 일이 많은데도, 재판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지는 경우가 극허 드문 것도 이상한 일이다.
수술 전에 암에 대한 공포심이 한껏 조장되기 때문에 유족이 "'암이었으니 어쩔 수 없다"라고 포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병이나 부상도 마찬가지이지만, 암으로 의사가 수술올 권할때는 그 수술이 정말로 필요한지 철저하게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곤도 마코토 65~67페이지
요즈음 질병의 조기 발견이나 예방, 조기 치료 등 '예방 의학'이 대유행이다. 의학계 입장에서 어디가 아프거나, 문제가 있어서 병원을 찾는 사람만 진찰하다가는 환자 수는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건강
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병을 찾아내고 치료함으로써 업계의 번영을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질병에 미리 대처해서 막는 의학이 아니라
'환자를 끌어들이는 의학인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의사 부족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의미없는 건강검진이나 암 검사에 의사들이 일손을 빼앗겨, 정말로 중요한 용급 의료 등에 의사가 고루 배치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의사의 건강 지도가 과연 질병의 예방이나 건강 장수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핀란드의 한 연구 팀이 15년에 걸쳐
세밀한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병이나 이상이 발견되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그 후에도 검사치에 문제가 있다면 의사로부터 약을 처방받는다'는 식의 노력은 무의미하거나 오히려 위험하다.
위 연구 조사를 위한 검사 대상은 회사의 관리직으로 일하며 40~55세의 보기는 건강하나 심장병에 쉽게 걸릴 인자를 갖고 있는